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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1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로서 2025년 2월, 새로운 버추얼 아이돌 레이블 '프리즈(Priz)'와 그 첫 번째 프로젝트 유닛 '프리즈 브이'를 공개하며 버추얼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이전 프로젝트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변화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설립 이후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투입해 '메이브(MAVE:)'라는 하이엔드 버추얼 걸그룹을 선보였다. MAVE:는 K팝 시스템을 정면으로 구현하는 '탑다운(Top-down)' 방식의 야심작이었다. 캐릭터 개발부터 세계관 구축, 음반 제작, 방송 활동까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었고, 당연히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다. 특히 기존 K팝 그룹이 데뷔 전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과 달리, 메이브는 데뷔 후에도 계속해서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구조였다. 언리얼 엔진 기반의 3D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매번 전문 기술진과 장비가 필요하고, 새로운 무대나 의상,배경을 만들 때마다 상당한 개발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2025년 4월, 이미 각자 영역에서 활약하던 버튜버들을 모아 프리즈 브이(Priz-V)라는 버추얼 걸그룹을 만들었다. 프리즈 브이는 이미 자신의 플랫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팬덤을구축한 기존 버튜버들을 스카우트하는 방식을 택했다. 멤버들은 모두 데뷔 전부터 각자 플랫폼(SOOP 4명, 치지직1명)에서 개인 방송으로 상당한 인지도와 팬덤을 쌓아온 실력자들이다.
그림 38. 신규 버추얼 레이블 프리즈와 프로젝트 유닛 프리즈 브이 그림 39. 프리즈 브이(Priz-V)의 첫 오프라인 팬 콘서트<Hi-Five>
출처: Metaverse Entertainemnt 출처: Metaverse Entertainemnt
프리즈 브이는 전통적인 K팝 아이돌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전문 프로듀싱팀이 참여한 고퀄리티 디지털 싱글 'We! (with you)'와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로 데뷔했고, 이어서 2025년 8월 21일에는 프리즈 멤버인 해리와구슬요의 유닛 'Priz-RE'의 첫 번째 디지털 싱글이 발매되어 프리즈 프로젝트의 두 번째 앨범이 나왔다. 프리즈 브이는 데뷔하자마자 연세대학교 대강당이라는 큰 공연장에서 유료 오프라인 팬 콘서트를 여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이콘서트는 언리얼 엔진으로 만든 화려한 무대, 멤버들의 솔로 및 유닛 무대, 팬과의 소통 시간 등으로 구성되어 높은기술 수준을 보여줬다.
특히 유닛 결성 발표 후 단 3개월 만에 열린 대규모 콘서트는 이들의 전략을 한눈에 보여주는 시험무대였다. 대부분의 버튜버 그룹들이 오랫동안 방송하며 팬덤을 쌓은 후 작은 오프라인 이벤트부터 시작하는 것과 달리, 프리즈 브이는 기술력과 자본을 앞세워 짧은 시간에 시장에 임팩트를 남기려 했다.
하지만 콘서트 반응을 보면 이런 시도의 장단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기술적 완성도와 화려한 그래픽은 호평받았지만, 그룹으로서의 통일된 아이덴티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특히 콘서트가 다소 섣불렀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아직 그룹의 곡도 충분하지 않았고 멤버 간 케미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공연을 열었기때문이다.
이러한 구성 방식은 처음부터 검증된 팬덤과 실력이라는 장점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하나로 뭉친 정체성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각 멤버는 몇 년간 개인 방송으로 형성된 고유한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충성도 높은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팬들 입장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최애'가 우선이고, 그룹은 그 다음일 가능성이 크다.
프리즈 브이에 대한 커뮤니티 반응은 확실히 갈린다. 특히 첫 팬 콘서트 이후로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 온라인커뮤니티나 관련 기사를 보면 언리얼 엔진 기반의 화려한 그래픽, 안정적인 라이브 방송 기술, 그리고 멤버들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잡아내는 모션 캡처 기술에 대한 칭찬이 많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내세운 기술적 우위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아쉬움도 나온다. 기술적 성과와는 별개로 '그룹으로서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콘서트 후기를 보면 '팀 정체성'이나 '멤버 간 케미'가 아직은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5명이 각자 무대에 서는합동 콘서트처럼 느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프리즈 브이의 가장 큰 과제는 '개별 크리에이터들의 모임'에서 '하나로 뭉친 그룹'으로 팬들에게 각인되는 것이었다. 이들이 성공하려면 멤버들 간의 진정한 케미를 보여주고, 개인 스토리를 넘어서는 그룹만의 매력적인 공동 서사를 만들어내야 했다. 기술은 이미 충분히 입증되었지만, 그 기술이라는 틀 안에 진정한 감동과 유대감을 채워 넣는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2025년 10월 31일 12시경, 공식 매체를 통해 프리즈 브이의 활동 종료가 발표되었다. 프로젝트 시작 269일, 약 9개월 간의 짧은 여정이었다. 사전 공지 없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활동 종료 발표에 팬들은 놀라움과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일부 팬들은 방송 분위기를 통해 무언가 변화가 있을 것을직감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른 종료는 예상하지 못했다.
프리즈 브이의 짧은 활동 기간은 버튜버 산업에서 기술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교훈을 남겼다. 화려한 그래픽과 안정적인 기술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결국 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멤버들 간의 진정성 있는 관계와 그룹으로서의 명확한 정체성이었다. 앞으로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버튜버 사업을 계속 이어나갈지는 불투명하다. 다만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가 향후 전략 수립에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3.2샌드박스네트워크
샌드박스네트워크(Sandbox Network)는 기존 크리에이터를 서포트하고 관리해주는 MCN 사업 모델을 넘어서자체 IP를 소유하고 제작하는 쪽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이필성 대표는 지난 6월 인터뷰에서 'IP 비즈니스, 특히 버추얼 유튜버 영역에 집중하겠다'고 방향성을 밝히기도 했다. 샌드박스는 현재30명 정도의 버튜버와 MCN 계약을 맺고 있으며, 최근에는 버추얼 유튜버 그룹 프로젝트 '결속 아이돌'(이하 결속돌)을 공개했다. 이후 결속돌은 유아렐(UR:L)이라는 공식 활동명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유아렐은 우왁굳과 이세계아이돌이 보여준 '성장 서사' 자체를 콘셉트로 삼으며 시작했다. 성장 서사는 팬들이 그룹의 성장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보는 경험 자체를 핵심 콘텐츠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세돌이 우왁굳과 함께 출발했던것처럼, 유아렐도 샌드박스 네트워크 소속 스트리머인 오아가 파트너로서 조력하고 기획 및 운영은 샌드박스 네트워크가 총괄하는 형태로 시작했다.
그룹명 유아렐은 'YOU ARE LINKED'의 줄임말로, 웹 주소 URL이 일상적으로 링크라 불리는 점에 착안하여 하나의 이름에 두 의미를 담은 중의적 이름이다. 특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미 인지도와 팬덤을 가진 오아와 멤버들을 통해 초기 팬덤을 유입시켰다.
그림 40. 결속돌 오디션 당시 그룹에 대한 소개 및 설명 그림 41. 결속아이돌의 공식 활동명 발표, <유아렐(UR:L)>
출처: 샌드박스네트워크 소속의 스트리머 오아 유튜브(@oah_youtube) 출처: Sandbox Network
유아렐의 콘텐츠 전략은 '바텀업' 방식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들의 핵심 콘텐츠는 그룹의 탄생과 성장 과정 그 자체다. 프로젝트의 목표를 설명하는 초기 PPT 발표 방송부터, 긴장감 넘치는 라이브 오프라인 오디션, 그리고 멤버들의 실력을 선보이기 위해 공개된 커버곡 영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은 숲(SOOP)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스트리밍 생태계 안에서 이루어졌다.
유아렐 프로젝트는 발표 초기부터 팬들의 높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설명하는 발표회나 멤버를 선발하는 오디션 방송 등에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기대감과 응원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이는팬들과 함께 그룹을 만들어간다는 '성장 서사' 전략이 초기 팬덤 결집에 효과적이었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성장 서사는 공식 데뷔 전부터 코어 팬덤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나 개별멤버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타격도 상당하다. 실제로 유아렐 이전에 비슷한 콘셉트로 시작한 그룹이 스트리머 타요의 프리아였는데, 그룹 내 갈등으로 해체되면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유아렐의 경우, 2025년 6월 12일바밍이 개인의 사정으로 인해 탈퇴하긴 했지만 회사나 그룹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초기 팬덤 결집에는 성공하였으나 유아렐의 다음 과제는 지금부터다. 성장 서사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단순히'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성과와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여야 한다. 유아렐도 팬덤을 넘어 일반 대중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당연히 성장 서사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콘텐츠의 완성도와 대중성이 그룹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다만 유아렐이 넘어야 할 리스크도 분명히 존재한다. 앞서 살펴본 프리즈 브이의 사례는 기술력과 자본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다양한 크리에이터를 관리해온 경험이 있고 오리지널콘텐츠도 제작해왔지만, 태생적으로 MCN 기반이라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는 다른 운영 방식을 가지고있다.
특히 유아렐의 계약 형태가 전속 계약인지 MCN형 계약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IP 소유권과 장기적 그룹 운영 전략이 어떻게 설정되어 있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MCN 특유의 느슨한 관리 구조는 크리에이터의 자율성을 보장하지만, 그룹으로서의 통일된 정체성과 방향성을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멤버들이 각자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그룹으로서 시너지를 내려면, 명확한 전략과 체계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결국 유아렐의 성공 여부는 샌드박스네트워크가 MCN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처럼 그룹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관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초기 팬덤 형성에는 성공했지만, 이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4.3.3레벨스
레벨스(Levvels)는 두나무와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IP 사업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2022년 블록체인 기술과 아티스트 IP를 결합한 서비스 플랫폼 '모먼티카'를 출시했다. 모먼티카는 하이브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디지털 포토카드(NFT)를 발행하고 수집하는 플랫폼으로,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등이 참여했다.
그러나 대규모 자본을 투입했음에도 사업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NFT 개념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도입한 점이 팬들의 반감을 키웠으며, 특히 기존 포토카드 수집 방식에 비해 NFT 전환의 필요성과 매력을 설득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아이돌 팬 문화와의 자연스러운 접점 형성에도 실패하면서 불매 및 탈퇴 운동으로 이어졌고,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두나무와 하이브는 사업 정리 수순에 들어가며 새로운 신사업을 모색하게 되었다.
레벨스의 새로운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버디(Vuddy)라는 굿즈 플랫폼이다. 이전 모먼티카와컬렉터블이라는 관점에서 비슷한 사업 구상과 방향을 가지고 있으나, NFT의 한계를 경험한 후 이를 배제하고 실물굿즈와 디지털 굿즈를 판매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버디에는 버튜버뿐만 아니라 일반 인플루언서와 MCN도 참여하고 있어, 마플이나 팬딩과 같은 크리에이터 굿즈 플랫폼 회사들과 경쟁하는 구도다.
두 번째는 버추얼 아이돌 사업이다. 레벨스는 2023년에 시작한 버추얼 MCN 아카이브 스튜디오를 최근 인수했다.총 5명의 멤버로 구성된 아카이브 스튜디오는 이전에 자유롭게 활동하던 소속 멤버들이었으나, 인수 이후 이브닛(IVNIT)이라는 이름의 버추얼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를 선언했다.
그림 42. 레벨스의 굿즈 플랫폼 버디(Vuddy) 메인 화면 그림 43. 이니시 아카데미의 첫 번째 멤버, 카이엔
출처: Levvels Inc. 출처: Levvels Inc.
또한 자체 제작으로 이니시 아카데미라는 남자 버추얼 아이돌 그룹을 기획하고 있으며, 2025년 8월 이 그룹의 첫번째 멤버 카이엔(KAYENNE)을 공개했다. 아바타 디자인은 카툰 렌더링 형태의 풀 3D 아바타로, 원신이나 명조같은 게임 캐릭터와 유사한 느낌을 준다. 카이엔은 플레이브, 아이리제, 이세돌의 노래에 참여한 팀 벤더스가 참여한 오리지널 곡 '소요카제'를 발표했다. 특이한 점은 오리지널 곡으로 J-POP을 선택했다는 것인데, 국내 J-POP 팬층을 타겟팅한 것으로 보인다.
레벨스의 전략은 버추얼 아티스트 콘텐츠 제작부터 플랫폼 운영, 굿즈 판매까지 아우르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하는것으로 보인다. 이브닛과 이니시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버추얼 아이돌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버디 플랫폼을 통해 IP 수익화 채널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모먼티카의 실패를 교훈 삼아 NFT를 배제하고 팬들이 익숙한 실물 및 디지털 굿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점은긍정적이나, 아직 버추얼 아이돌 그룹의 시장 반응이 미지수인 상황이다. 두나무라는 강력한 모기업의 자본력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초기 멤버 공개 이후의 조용한 반응은 향후 시장 안착을 위한 명확한 차별화 전략과 적극적인 팬덤 구축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림 44. 5인조 버추얼 걸그룹 <이브닛>으로 새롭게 데뷔한 아카이브 스튜디오의 멤버들
출처: AkaiV Studio
4.3.4네이버: 버튜버 시장의 잠재적 게임 체인저
버튜버 산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회사는 바로 네이버(NAVER)다. 2023년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한 이후 빠르게 유저층을 흡수하면서, 최근 MAU 기준으로 숲(SOOP, 구 아프리카TV)을 제치고 단 2년 만에 국내 1위 라이브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치지직은 상대적으로 버추얼 유튜버가 방송하기 편한 분위기의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국내 최정상 버튜버 그룹인 스텔라이브, 카론 유니버스의 에스더 등을 비롯한 많은 버튜버들이 활동하고있다.
최근 치지직은 3D 콘텐츠 모션캡처 제작이 가능한 전문 스튜디오인 모션 스테이지를 통해 '치지직 버츄얼 스트리머 3D 데뷔 쇼케이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버튜버 지원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25년 11월 기준 에스더 소속의 '에리스', '엘리', 그리고 농심 레드포스의 '얏따', 디어즈의 '온유', 개인세 '야튀'등의 3D 콘텐츠를 지원했다.
그림 45. 치지직 스트리머의 3D 버추얼 콘텐츠를 제작 및 지원 그림 46. 27,000명의 동시 시청자를 기록한 에리스의 3D 데뷔 쇼케이스
출처: Chzzk, Naver 출처: Chzzk, Naver
이는 단순한 기술 지원을 넘어 네이버가 버튜버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버튜버들에게 3D 콘텐츠는 일종의 마일스톤이자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플랫폼 차원에서 이를 지원한다는 것은 버튜버 친화적 환경 조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네이버는 버튜버 산업에서 이미 여러모로 경쟁력 있는 포지션을 갖추고 있다. 첫째, 인하우스로 3D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근 네이버가 보여준 기술력을 고려하면 고퀄리티 3D 아바타나 배경, 이펙트 등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둘째, 치지직이라는 확실한 발사대가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노출될 플랫폼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데, 네이버는 이미 국내 최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제작 및지원한 그룹만 특별히 밀어준다면 형평성 논란이 있겠지만, 공동 프로듀싱을 통해 만든 그룹이라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서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셋째, 대중적 확장 가능성이다. 네이버라는 브랜드 파워와 다양한 서비스 연계를 통해 버튜버 콘텐츠를 일반 대중에게까지 확산시킬 수 있다. 특히 최근 치지직이 트위치의 콘텐츠 영역뿐만 아니라 기존 네이버 영상 콘텐츠까지 모두통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양한 연계 마케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째, 버튜버 비즈니스의 가장 핵심적인 수익원인 굿즈 사업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서브컬처 영역에서 탑티어로 평가받는 굿즈 사업에서도 버튜버 IP는 굉장히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산이며, 버튜버 팬들의 굿즈 구매력은 다른어떤 장르보다 강력하다. 더욱이 라이브 스트리밍 도중 굿즈와 연계되는 전환 액션을 통해 치지직의 수익 다각화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크다.
또한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D2SF는 버추얼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 걸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해왔다. 버튜버 IP 기획 및 매니지먼트 전문 기업 '스콘', 별도 장비 없이 라이다로 리얼타임 모션 캡처가 가능한 기술을보유한 '무빈'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가 만드는 새로운 버튜버 IP는 이런 투자 기업들의 기술을 선제적으로 테스트해보고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베드이면서 동시에 상업적 성공도 가능한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 7월 16일 한 포럼에서 향후 자체 아바타 IP를 통한 콘텐츠 사업 확장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지속적으로 검증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이는 네이버가 단순히 플랫폼 제공자 역할에머물지 않고 직접 콘텐츠 제작과 IP 사업에 뛰어들 의향이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네이버가 구체적으로 취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기존 버튜버 기획사와 제휴해서 공동프로듀싱하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본체 혹은 자회사를 통해 직접 버튜버 기획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단기적으로 더 현실적인 접근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플랫폼의 공정성 문제 때문이다. 네이버가직접 버튜버 기획사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플랫폼도 제공한다면, 자사 소속 버튜버에게 유리한 알고리즘이나 노출혜택을 제공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전문성 측면에서도 기존 기획사와의 협력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버추얼 산업은 굉장히 예민한 산업으로, 아이돌 산업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는데다가 인터넷 방송이라는 실시간 반응이 오가는 환경이기 때문에 작은 실수나 논란도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다. 팬 관리, 멤버 간 관계 조율, 콘텐츠 기획, 위기 대응 등 섬세한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이미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전문 기획사가 훨씬 유리하다. 네이버가 이런 복잡하고 민감한 영역까지 직접 다루기보다는, 검증된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략을 택한다면 중국 빌리빌리와 니지산지의 버추어리얼(VirtuaReal) 같은 프로젝트가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다. 빌리빌리는 니지산지와 합작으로 중국 시장에 맞는 버튜버 그룹을 만들어서 큰 성공을 거뒀는데,이는 플랫폼의 기술력과 노하우, 그리고 전문 기획사의 매니지먼트 역량이 결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피투자사인 스콘이나 3D 데뷔 쇼케이스를 지원했던 카론 유니버스와의 공동 프로듀싱을 통해 치지직에서 데뷔할 스트리머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형태를 그릴수 있다. 네이버는 플랫폼과 기술, 자본을 제공하고 전문 기획사는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기획을 맡는 식으로 역할을나누면 서로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장기적으로 훨씬 큰 업사이드를 가진다. 국내 시장이 이제 기업 자본이 들어와 본격적으로 성장할 타이밍이라고 본다면, 가장 많은 과실을 얻을 수 있는 건 결국 오리지널 IP 홀더라는 점이 일본의 애니컬러나 커버 사례에서 이미 입증되었다. 네이버 입장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며, 이때 네이버웹툰의 사례가 좋은 참고점이 될 수 있다.
네이버웹툰은 단일 셀에서출발해 CIC로 운영되다가 분사를 거쳐 나스닥 상장까지 이뤄낸 성공 사례로, 2024년매출 약 1조 8천억 원을 달성했다. 일본의 애니컬러와 커버의 매출을 합쳐도 약 1조 원 수준이니 규모는 아직 버튜버 산업이 작지만, 웹툰이 그랬던 것처럼 글로벌한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한 버튜버 산업은OSMU나 다른 콘텐츠와의 융합 가능성도 높아 확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여러 전략적 로드맵을 구상할 수 있는데, 초기에는 기존 치지직에서 활동하는 버튜버들과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수익화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테스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크게 두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콘서트로, 치지직 쇼케이스를 통해 3D 콘텐츠를 제작한 버튜버들을 모아 합동콘서트 형태의 오프라인 페스티벌을 여는 것이다.
두 번째는 IP 굿즈 사업이다. 굿즈를 버튜버와 함께 기획하고 이를 제작 및 배송, 판매까지 대행해주는 에이전시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를 치지직과 연계해서 라이브 커머스로도 진행하는 구조를 그릴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콘서트가 더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IP 굿즈 사업은 고정비 투자도 많고 리스크가 산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단독 진행보다는 IP 굿즈 전문 업체와 협업을 맺고 네이버가 이를 중개하는 방식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 테스트가 성공한다면, 그 다음 단계로 직접 버추얼 유튜버 IP를 키우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협업 모델과 자체 IP 육성이 성공한다면, 네이버의 진입이 국내 버튜버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행
NEXDUCK
버추얼 크리에이터와 서브컬처 산업을 분석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일본과 한국의 버튜버, AI 캐릭터, 스트리밍, XR 시장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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